심해어

2012/02/22 10:17
그 당시의 나는 마치 심해어 같았다. 깊은 바다 속에서 가만히 존재하는 심해어. 얕은 바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신경쓰지 않고, 깊고 어두운 곳에 가만히 앉아 있는. 그닥 아름답지는 않은 외모지만 내 주위 정도라면 은은하게 비출수 있는 나만의 빛을 갖고 있었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 빛에 이끌려 누군가가 와 준다면 더 좋을 테지만... 나만 생각해도 되는 그 공간이 좋았고, 아늑했다. 결국 내가 바라던 누군가는 절대 나의 빛에 이끌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조금씩 더 밝아져서 얕은 바다까지 은은하게 퍼지던 나의 빛에 대해서 관심을 갖던 많은 이들이 있었다는 걸, 그 빛을 한동안 지켜본 이들도 있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

지금의 나는 어정쩡한 심해어인것 같다. 깊은 바다 속에서 기다리다 지쳐 조금씩 얕은 바다로 올라온, 조금씩 올라오며 이리 저리 기웃거리기만 하고 적당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너무 많이 올라와버린, 주위는 너무 밝아서 스스로 내던 은은한 빛이 이제 무색한, 급한 물살의 흐름에 자리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는, 안간힘이 지나쳐 몸부림을 치다 주위에 피해를 주기도 하는, 더이상 나만 생각할 수 없는, 다시 내려가고 싶지만 예전의 그 깊은 곳까지는 내려갈 용기가 없는, 그런 어정쩡한 심해어. 내려가자 언젠가는. 너무 깊지도 않고 너무 얕지도 않을 나의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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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2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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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012/02/21 17:26
1. 꿈이야기. 뭔가 십이국기 비슷한 설정의 환타지 소설에 나올법한 국가에서 사는 이야기인데, 갑자기 슬픈 상황이 생겨서 펑펑 울다가 잠에서 깸. 아니 현실에서는 눈물 한방울 안흘리다가 왜.... -_-  (2012-02-15 05:50 경...) 잊기전에 내용을 적어두고 나서 나중에 읽어봤는데, 전혀 현실과 상관없는 내용이었다. 억지로 연결시킬려고 해도 힘든... 하지만 좋은 스토리라서 다음에 언젠가 써먹기로 하고 (게임 시나리오라든지) 여기에는 적지 않기로 함. ㅋㅋ. 2012-02-16 14:30

2. 써야지 써야지 하고 몇번이나 생각했다가 까먹었던 이야기. 가끔 영화 같은걸 보면서 '왜 주인공은 안죽고 끝까지 살아남느냐. 말도 안된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타이타닉호에 탔다가 극초반에 죽은 사람을 어떻게 주인공으로 만들건데? 유령한테 이야기를 전해들었을까? 주인공이 우연히 운이 좋아서 끝까지 살아 남은게 아니라, 누군가는 끝까지 살아 남게 마련이고 그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든거. 그러니까 나는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제일 장수할테다. 나 혼자 남으면 내 맘대로 인생 스토리 다 구성할거니까 각오하시라. (혼자 남았는데 벽에 똥칠하고 있으면 어쩌지...) 2012-02-18 00:30

3. 내가 찰리채플린을 아주 잘 아는건 아니지만, 찰리채플린은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슬프면서도 웃기고, 웃기면서도 슬픈 그런 장면... 나로서는 도저히 이를 수 없는 경지가 아닐까... (하긴 그러니까 위대한 희극인인거겠지) 하지만 나는 승화시키지는 못해도, 어지간한 슬픔이라면 웃음으로 지워버릴 수 있다. 물론 그냥 잠시 없애버릴뿐이다. 슬픔따위 이 웃음으로 잊어버려! 라는 느낌?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뭐 그런게 진중하지 못한 나의 한계겠지만, 하지만, 웃음은 가볍고 슬픔은 무겁다고 누가 정한거지? 제대로 나타내지 못했을뿐, 나에게도 무거움이 있다. 가끔은 무거운 웃음이. 2012-02-20 00:30

4. 스타워즈 에피소드1을 봤다. 예전에 개봉했을때는 전혀 안봤으니 이번에 처음 본 셈. 개인적으로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4D였던게 실수라면 실수... 경주 장면에서 의자가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았다. 경주가 끝나고 1시간 동안 스토리가 진행될때는 일어나서 스트레칭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해서 좀 힘들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어린 아나킨이 'Are you an angel?' 하고 묻는 장면. 여자 꼬시는데도 천재라니;; 2012-02-2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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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현실

2012/02/15 23:33
만들어진 현실 - 10점
박상훈 지음/후마니타스


표지의 빨간색 글씨가 잘 안보이는데 이렇게 써있다. "한국의 지역주의,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문제가 아닌가."
지역주의가 가히 좋지 않은 문제인건 명확하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만들어지지 않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만들어진 현실인가. 정치적으로 이득을 얻기 위해서 지역주의를 이용한 건 과연 어떤 면인가. 하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흠이 있다면 뒷부분에 너무 학술적으로 접근한 부분이 있어서 나같은 사람은 몇장씩 넘기게 된다는 점이랄까... 여러 자료들을 수치로 제시한 점은 좋았으나, 그것들을 좀 더 사람들에게 편하게 받아들이게 하진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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